프랑스 와인 공부 두 번째 지역입니다. 오늘은 보르도 와인에 대해서 한번 공부해보겠습니다.
저번 글에서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프랑스 와인의 양대 산맥을 보르도와 부르고뉴라고 흔히 얘기하거든요!?
보르도 와인의 주품종은 무엇인지, 어떤 지역과 마을들이 있는지, 등급체계는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보르도 지역과 품종
보르도 지역을 잘 살펴보기 위해서 오늘은 보르도 와인 지도를 준비했습니다.
우선 보르도는 지롱드 강(River Gironde)을 기준으로 나뉘게 되는데 강의 왼쪽을 좌안, 강의 오른쪽을 우안이라고 표현합니다. 강을 경계로 양쪽의 떼루아가 달라서 좌안과 우안의 '주품종'이 달라지게 됩니다.
여기서 주품종?이라고 하실 텐데 부르고뉴 레드는 피노누아 단일품종이었잖아요? 보르도는 여러 품종을 블렌딩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블렌딩은 말 그대로 2가지 이상의 품종을 섞는다는 뜻입니다.)
보르도의 주품종으로는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고요, 보조 품종은 카베르네 프랑, 쁘띠 베르도 등이 있습니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와인을 생산하는 나라라면 모두 재배하고 있는 세계적인 레드 품종입니다. 물론 각각의 떼루아와 양조방식 등에 따라서 맛의 차이는 크다고 합니다. 저는 아직 그 차이를 잘 못 느끼지만요..!
일반적으로 카베르네 소비뇽의 특징이라고 하면 블랙커런트와 플럼 같은 과일향, 숙성이 되면 삼나무향과 스모키 한 향이 난다고 합니다. 바디감이 있고 타닌도 어느 정도 있어서 묵직하고 무게감 있는 와인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메를로 또한 카베르네 소비뇽처럼 전 세계 와인 생산국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카베르네 소비뇽이 좀 묵직하고 강인한 느낌의 와인이라면 메를로는 비교적 부드럽고 화사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타닌 함량도 비교적 적어서 카베르네 소비뇽과 블렌딩을 하면 상호 보완적인 와인이 만들어지겠죠?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를 블렌딩 하여 양조한 와인을 흔히 '보르도 블렌드'이라고 부릅니다.
주품종의 특징을 머릿속에 입력하셨다면 다시 지역으로 돌아와 봅시다!
좌안에서 가장 대표적인 지역은 메독(Medoc) 지역입니다. 보르도 최고의 와인 산지라고 평가를 받는 메독에서는 일반적으로 카베르네 소비뇽의 비중이 큰 레드와인을 생산합니다. 오 메독(Haut-Medoc)과 바 메독(Bas-Medoc)으로 나뉘는데 여기서 오(Haut)는 상(上), 바(Bas)는 하(下)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지롱드 강의 상류와 하류를 의미해요! 그래도 'Bas'라는 단어 자체에 '낮다'는 뜻이 있어서 병 라벨에 바 메독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그냥 메독으로 표현한다고 합니다. 오 메독은 오 메독이라고 표현을 하고요!
메독에서 좀 더 남쪽으로 내려오면 그라브(Graves)라는 지역이 나옵니다.
그라브도 메독과 함께 고급 와인 산지로 유명해요! 레드와인도 생산하지만 화이트 와인이 굉장히 유명한 지역입니다. 화이트 와인 역시 블렌딩 와인이고 품종은 소비뇽 블랑과 세미용이 사용됩니다.
좌안에서 마지막으로 볼 지역은 소테른(Sauternes)입니다. 소테른은 귀부와인만 기억합시다!
'귀부병'이라는 포도가 앓게 되는 병이 있대요. 귀부균?이 일으키는 병인데 이 병에 걸리면 포도 껍질에 미세한 구멍이 생겨서 그 구멍을 통해 수분이 빠져나가게 되고 껍질 안에서의 과즙이 몇 배로 농축이 된다고 해요. 이렇게 수분이 빠져나가 어느 정도 건조가 된 포도를 잘 양조하면 아주 달콤한 와인이 만들어지는데 그 와인이 바로 귀부와인입니다. 품종은 세미용이 주를 이루고, 소비뇽 블랑과 뮈스까델도 재배합니다.
우안에서도 레드와인을 주로 양조하는데 좌안과는 다르게 메를로의 비중이 더 높습니다.
우안의 생떼밀리옹(Saint-Emilion)의 토질은 주로 석회질에 점토질로 구성되어 있어 매수가 용이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메를로가 잘 재배된다고 합니다.
포므롤(Pomerol)은 생떼밀리옹 옆에 아주 조그맣게 붙어있는 지역입니다. 지역의 크기만 봐도 알 수 있듯 생떼밀리옹에 비해 생산량이 15%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아주아주 유명한 샤토들이 있습니다. 샤토 페트뤼스, 샤토 르 팽과 같은 어마어마한 가격의 세계 최고급 와인이 탄생하죠.
보르도의 와인 등급
부르고뉴의 와인은 크게 4등급이 있었죠? 보르도의 와인 등급은 설명하기가 조금 더 복잡합니다.
우선 커다란 가지는 비슷합니다. 부르고뉴 때도 라벨에 적힌 지역이 점점 작은 단위일수록 좋은 와인이라고 말씀드렸죠? 보르도도 같습니다. 보르도 루즈보다는 보르도 빌라쥬급 와인이 더 급이 높은 것은 동일합니다.
차이점은 우선 부르고뉴에서는 밭에 등급을 매겼지만 보르도에서는 포도원(=샤토=와이너리=도멘)에 등급을 매깁니다. 지역별로 등급제가 각각 존재하는데 가장 대표 격인 메독의 와인 등급을 살펴보겠습니다.
부르고뉴에서는 그랑크뤼라고 하면 그 자체로 최고의 특급밭을 뜻하며 33개의 그랑크뤼가 있습니다.
메독의 경우엔 그랑크뤼 클라쎄의 와인은 1855년에 총 61개의 샤토가 지정이 되었는데, 그 안에서도 1~5등급으로 구분이 됩니다. 그래서 그랑크뤼 몇 등급인지에 따라 또 와인의 가격과 퀄리티가 다르겠죠?
그랑크뤼 클라쎄인 샤토가 많은 대표적인 메독의 마을들을 소개해드리면, 생떼스테프(Saint-Estephe), 뽀이약(Pauillac), 생쥴리앙(Saint-Julien), 마고(Margaux) 이렇게 네 마을이 있습니다.
유일하게 메독이 아님에도 그라브의 페싹 레오냥(Pessac-Leognan)이라는 마을이 메독 등급에 포함이 됩니다. 무려 그랑크뤼 클라쎄 1등급인 '샤토 오브리옹'이 그러합니다.
역시나 외워두신다면 와인을 고르실 때 라벨만 보고도 그 와인의 기본적인 가치를 판단해볼 수 있겠죠?
메독의 그랑크뤼 클라쎄 1등급(프리미에 그랑크뤼 클라쎄) 샤토는 총 다섯 개입니다.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아서 소개해 드립니다! 이를 흔히 5대 샤토라고 부르거든요.
샤토 | 지역명 |
샤토 라피트 로칠드 | 뽀이약 |
샤토 라투르 | 뽀이약 |
샤토 무통 로칠드 | 뽀이약 |
샤토 마고 | 마고 |
샤토 오브리옹 | 페싹 레오냥 |
1855년에 정해진 등급이라 지금은 등급과 관계없이 좋은 와인과 등급이 높아도 형편없는 와인이 존재한다고는 하나 어쨌든 등급 안에 있는 샤토들은 여전히 인기가 매우 좋고 1등급 와인의 경우는 빈티지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수백만 원 이상 호가합니다.
생떼밀리옹의 와인 등급은 좀 더 복잡합니다. 1등급 그랑크뤼 클라쎄(프리미에 그랑크뤼 클라쎄)에서도 A와 B로 나뉘며 A가 가장 높은 등급이며 B가 그다음입니다. 그리고 그냥 '그랑크뤼 클라쎄'가 3등급, '그랑크뤼'가 4등급.. 복잡하죠?
부르고뉴 와인에서 ‘그랑크뤼’는 특급 와인인데 생떼밀리옹에서는 그냥 보통 정도 수준의 와인입니다. 그래서 잘 알고 와인을 고르셔야겠습니다!
설명드린 내용을 정리한 위의 이미지를 보면 좀 더 이해가 되시겠죠?!
부르고뉴에 이어서 보르도 와인도 한번 쌰아악 훑어봤습니다.
오늘도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다 보니 엄청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요. 그래서 시음 후기는 또 보르도 2탄으로 넘기겠습니다!
보르도 와인은 제가 이번에 무려 5병이나 마셔봤거든요? 엄청 마음에 들었던 와인도, 한 병을 다 비우기가 힘들었던 와인도 있었던 만큼 편차가 매우 크니 기대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2022.12.13 - [딩글댕글의 와인공부] - 프랑스 보르도(BORDEAUX) 와인 공부 - 2 (보르도 블렌드 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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