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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글댕글의 와인공부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 와인 공부 - 2 (부르고뉴 피노누아 시음)

by 딩글댕글 2022. 12. 11.

1탄에서는 부르고뉴 와인에 대한 개괄적인 공부를 해봤으니 이번엔 직접 맛을 봐야겠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무엇이든 경험을 해봐야 진짜로 알 수 있으니까요!


이제 겨우 와인 입문자라서 빌라쥬급 이상은 아직은 이른 것 같고요.(좋은 와인을 마셔도 좋은지 모를 시기..) 오늘은 부르고뉴의 레지오날급 와인으로 2병 준비해봤습니다.
유튜브에서 마스터 오브 와인 아저씨가 알려주신 건데 와인을 마실 때 2병 이상의 와인을 함께 마셔보라고 하셨어요. 저도 한 병만 마셔보기도 하고 서로 다른 와인 2병을 함께 마셔도 봤는데 확실히 후자가 각자의 특징을 더 잘 캐치할 수가 있더라고요!



와인 시음기

부르고뉴-피노누아
부르고뉴 피노누아


오늘 소개드릴 와인은 각자 다른 와이너리에서 만들어진 부르고뉴 피노누아 와인입니다.
1. 도멘 떼브노 르 브륀(Domaine Thevenot le Brun) 오뜨 꼬뜨 드뉘(Hautes Cotes de Nuits), 2020년, 59,000원

2. 장 끌로드 부아쎄(Jean Claude Boisset) 피노누아 레 우르쉬린(Les Ursulines) 2019년, 59,000원


2병 모두 회사 근처 '가라지 와인'이라는 곳에서 샀습니다. 원래 가라지 와인 블로그를 보고 1번 와인을 사러 갔다가, 같이 비교해보면서 마실만한 와인 추천해달라고 해서 2번 와인도 같이 데려왔습니다!

1번 와인의 색은 투명한 루비색이었고요. 첫 냄새는 뭔가.. 살짝 쿰쿰하고 강아지 똥냄새 같은...?(여기서 와인이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싶었지만 코르크나 다른 부분에서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흑ㅠ) 오픈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약한 오크향과 과일향이 났습니다.
일반적으로 피노누아의 향이라고 한다면 향기로운 딸기향, 라즈베리 향... 특히나 부르고뉴의 피노누아는 살짝 설익은 포도의 풀냄새 같은 것이 난다고 했는데요...? 왜 제 코에는 요상꾸리한 냄새만 나는 건지... 나름 개코로 불리는 사람인데 말이죠...?
첫맛은 깔끔하고 짭짤한 맛이 났습니다. salty 함을 와인의 미네랄리티(minerality)중에 하나라고 하더라고요?
타닌은 강하지 않았고 산도는 중간 이상? 그리고 맛에서도 냄새에서 느꼈던 쿰쿰함이 살짝 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과일향이 느껴지고 진해졌습니다. 네 시간 정도 지나니 산미가 세져서 와인 맛이 좀 가버리는 느낌이었습니다.

2번 와인의 색도 1번 하고 비교했을 때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루비색이었고요.
딱 냄새를 맡자마자 스모키 한 냄새가 확 났습니다. 나무향 같은 게 도드라졌고요. 그래서 그런지 과일향 같은 건 상대적으로 좀 덜 났어요.
맛은 산미가 적은 편이었고 스모키 한 오크 맛이 샥 났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익은 과일의 단맛이 살짝 더 올라오더라고요.
제가 산미를 별로 안 좋아해서 1번에 비해선 확실히 부드럽고 마시기 쉬웠으나 이렇게 스모키 한 맛이 메인인 와인은 부르고뉴의 피노누아에게서 기대할 맛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총평..!

비교를 위해서 두병을 동시에 마시는 것도 있지만 부르고뉴 피노누아의 성격을 캐치해보기 위함도 있었는데요.
두 와인이 같은 지역의 같은 품종임에도 매우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둘이 너무 달라서 좀 더 복잡해졌어요 저는.. 흑흑
다음에 또 한 번 부르고뉴 피노누아 두병을 사서 시음을 해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일단 둘 다 레지오날급 와인임에도 불구하고 6만 원은 좀 비쌌다... 제가 아직 초보다 보니 와인의 품질을 논할 순 없지만 제가 좀 바가지를 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습니다. 요즘 퇴근 후에 동네 이마트에서 와인 구경을 많이 하고 하나씩 집어 오기도 하는데요. 와인은 마트에서 제일 싸게 파는 것 같습니다.. 하하..

가격과 저의 취향과 시음하면서 느낀 여러 요소들을 종합해 봤을 때!! 1번 와인에는 5점.. 2번 와인에는 7점의 점수를 주겠습니다!!(10점 만점)

와인시음노트
와인시음노트


자 이렇게 아이패드에도 잘 정리를 해놨습니다!!




딩글댕글의 첫 번째 프랑스 와인 시음 후기였습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깨달음도 얻은 것 같습니다. 일단 아쉬운 점은 뭔가 부르고뉴의 피노누아를 잘 캐치하지 못한 것 같다..? 아무래도 엔트리급 와인이어서 부르고뉴 특유의 떼루아를 담아내지 못한 와인이었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고요. 그것에 비해서 가격은 또 제 기준 상당했다는 것... 보르도 와인은 부르고뉴에 비하면 가격대가 반인 것 같아요. 빌라쥬급이 5~6만 원 하고, 그냥 보르도 루주는 2~3만 원 하는 것 같은데 말이죠... 흑흑...

반면에 깨달음은, 같은 품종 같은 지역이라도 와이너리마다 정말 맛의 차이가 크다!!
뭔가 품종의 특징을 느끼기엔 내가 여러모로 부족하다...
개코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둔코일지도 모른다....(둔한 코..)
향긋한 피노누아 나도 마셔보고 싶다....
와인은 마트가 제일 싸다...!

여기까지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저는 보르도 와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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